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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노래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겨울에 만난 우리는 여름에 헤어졌다. 헤어지기로 작정하고 만났던 그날은 우리의 기념일을 10일 정도 앞둔 날이었다. 그는 그즈음 기념일에 무얼 하면 좋을지, 선물은 무얼 할지에 빠져 있었다. 반면 나는 달랐다. 기념일이 가까워올수록 마음이 다급했다. 우리에게 그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선물, 이벤트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전에 헤어질 텐데, 뭘. 헤어지기로 작정한 날은 하필 날이 몹시도 맑았다. 덥고 눈부셔서 헤어지는 날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는 일식 돈가스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나는 밥을 먹는 내내 줄곧 딴 생각(말할 타이밍)을 하느라 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귀는 동안에도 그와 헤어졌던 적이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헤어지자고 말하고, 다시 .. 더보기
모든게 노래 김중혁 산문집 를 읽고 있다. 김중혁 작가의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음악에 얽힌 추억, 그 감정을 공유하는 느낌이 참 좋다. "모두 자신만의 노래가 있을 것이다. 모두들 그 노래를 잊지 않고 계속 불렀으면 좋겠다. 노래를 잊는 순간, 우리는 땅으로 곤두박질치게 돼 있다. 가사를 곱씹어가며 부르든, 흥얼거리며 콧노래로 부르든 상관없다. 누군가에게 불러주든, 자신에게 불러주든 상관없다. 무엇이든 노래가 될 수 있고, 우리는 늘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몰라서 그렇지, 자세히 둘러보면, 모든 게 노래다." 작가에게 음악이 있다면 내게도 음악이 있다. 음악이 없었다면 삶이 얼마나 더 위태롭고 팍팍했을지 상상하기조차 싫을 정도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늘 음악이 함께였고, 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울고 웃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