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썸네일형 리스트형 [리뷰]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자취방 가는 골목길 초입, 편의점이 있었다. 자정이 넘어가면 밤을 잊은 사람들로 문전성시. 물론 나도 그중 하나였다. 스낵코너, 레토르트식품 보관대를 지나 식음료 진열대를 찍고서야 밖으로 나왔다. 과자, 맥주는 장바구니 단골품목. 가방이 두둑해지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그래서일까. 집에 오면 싱크대 위에 그대로 둔 채 잠들기 일쑤. 하지만 다음날도 구매욕은 사라지지 않았다. 냉장고엔 차츰 유통기한 지난 음식들로 가득 찼다. 그게, 정서적 허기를 채우려는 행동이었다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혼자’이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동시에 ‘혼자’ 있는 것이 몹시도 싫었던 스물다섯의 겨울. 밤새도록 휴대폰을 붙잡고 떠들어야 잠들 수 있었던 그때는 사랑을 하면서도 외로운 시절이었다. 더운 여름에 어울리지 않는 추운 ..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