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버지'라 부르게 될 머지 않은 날, 퇴직한 아빠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사소한 것부터 말하자면 이런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한창 화장하느라 바쁜 내 곁에 다가와 아침부터 말을 건다거나, 구두를 신고 있는데 현관 앞으로 와서는 나이가 들어보이니 이제 머리스타일을 조금 바꿔보는게 어떠냐는 것. 일상의 잔소리는 줄곧 엄마 몫이었으나 이제 점차 아빠에게로도 옮겨가는 듯 보였다. 이런 것쯤이야 십수 년 간 엄마에게 귀가 닳도록 들어온 것이니 때때로 귀찮게, 또 때로는 기분 나쁘게 들리더라도 엄마가 아빠로, 대상만 바뀌었을 뿐 익숙하고도 오래된 것이라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정작 내가 낯설고도 어색한 것은 다른 데서 예고도 없이 문득문득 찾아왔다. 아빠는 종종 엄마 부탁으로 찬거리를 사러 가까운 동네 시장을 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