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 썸네일형 리스트형 [리뷰] 그래요, 계속해보겠습니다 6월 말, 친구 셋이 동시에 회사를 관뒀다. 홍보, 프로그래머, 영업으로 직종도 제각각이다. 우연히 통보 소식이 겹쳤을 뿐 특별히 시기를 맞췄을 리 없다. 이유가 같을 리는 더더욱 없다. 그러나 결론은 하나. 그들은 지쳤다.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소모되는 환경에서 스스로 걸어 나와 쉬고 싶다는 그것뿐이었다. 30대 초반의 우리는, 어쩌면 가장 열심히, 전력투구해야 할 나이. 나는 그들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잘했다고 했다. 내가 아니어도 그들을 말리고, 반대하는 역할을 할 사람은 충분히 많을 테니까. 수고했다, 잘했다고 말하는 나 역시 사실 관두고 싶었다. 종종, 아니 자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특히 한두 달 새 부쩍 '못하겠다'는 단어를 입에 담았다. 그런 생각과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도 .. 더보기 [리뷰]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자취방 가는 골목길 초입, 편의점이 있었다. 자정이 넘어가면 밤을 잊은 사람들로 문전성시. 물론 나도 그중 하나였다. 스낵코너, 레토르트식품 보관대를 지나 식음료 진열대를 찍고서야 밖으로 나왔다. 과자, 맥주는 장바구니 단골품목. 가방이 두둑해지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그래서일까. 집에 오면 싱크대 위에 그대로 둔 채 잠들기 일쑤. 하지만 다음날도 구매욕은 사라지지 않았다. 냉장고엔 차츰 유통기한 지난 음식들로 가득 찼다. 그게, 정서적 허기를 채우려는 행동이었다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혼자’이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동시에 ‘혼자’ 있는 것이 몹시도 싫었던 스물다섯의 겨울. 밤새도록 휴대폰을 붙잡고 떠들어야 잠들 수 있었던 그때는 사랑을 하면서도 외로운 시절이었다. 더운 여름에 어울리지 않는 추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