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게스트하우스 썸네일형 리스트형 제주도가 아닌 서울에서도 끝까지 근사했으면 좋겠다. 키 낮은 돌담길을 한참 지나야 다다르는 그곳의 (유일한) 단점은 골목을 꽤 오래 헤매야 찾을 수 있는 위치라기보다는 쉽게 적응되지 않는 남녀공용 화장실이었다. 공용보다는 청결이라고 말하는 편이 사실 더 적확한 표현이겠다. 예민한과는 거리가 먼 나조차 문 앞에서 크게 쉼호흡을 해야하는, 거창한 시간이 필요했다. 번번이 눈을 질끔 감았던 내가 고민 없이 사용했던 때는 흥겹게 취했던 저녁 때뿐이었다. 그 순간마다 "성공한 인생이란 적어도 변기에 앉아서 보낸 시간보다는, 사랑한 시간이 더 많은 인생이며 변기에 앉은 자신의 엉덩이가 낸 소리보다는, 더 크게 더 많이 '사랑해'를 외쳐야 한다." 고 말한 박민규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을 떠올렸다. 어떻게 기억이 난 건지 알 수 없지만 그 구절을 곱씹으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