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하지 않으면 더 후회할 것 같아 시작한 새로운 일이자 취미.
보도자료 하나도 한방 통과되지 못하면서 매거진에 글을 쓰는 능력이 될 수 있는 건지 사실 모르겠다.
그래서 자신 없고 그 자신 없는 글이 어느 누군가에 읽힌다는 생각에 마구 부끄러워지는 것도 역시 사실이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러고는 칼퇴가 불가능한 날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칼퇴를 강행하고
아무도 모르게 서촌에 다녀오고 있다.
때문에 몸이 정말 고되지만
오히려 일보다도 더 매거진 취재에 공을 들이는 게 아닌가 싶지만
다녀올 때마다 좋은 기운을 얻어오는 덕분에 더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9월, 10월도 무사히 이렇게 넘겼고
11월에도 더 새롭게 잘 하고 싶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만약 들키더라도 오래도록
"지난 겨울은 정말 힘들었어요.
추우니까 손님 발길은 뚝 끊기고
손님이 없으니 배 고프고
말 못한 겨울이었죠.
그래도 공방에 나와 그림을 그렸어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무도 오지 않는 날 조차도 몇 시간이라도 그렸어요.
그렇게 좁고 허름한 이 공간에 그림이 쌓여갈 때쯤
봄이 오더라고요, 손님들도 다시 늘고
그때 깨달았죠.
춥고 배고팠던 그 겨울에 그림을 그리지 않았더라면
이 따뜻한 봄을 제대로 맞이할 수 없었을 거라는 것을
그러니까 제 말은,
그 시절에 그 시간은 꼭 필요한 시간이라는 거예요
그러니 이번 겨울 발길이 끊겨도 놀라지 않을 수 있겠죠
오히려 다행인 시간들이죠.
다음 봄을 준비하기에 충분할 테니
가장 중요한 건
아주 잠깐이라도 매일 쉬지 않고 하는 거예요
매일매일의 습관을 결코 이길 수 없을 거라는 걸
저는 경험으로 알고 있어요."
- 나무에 그린 그림 웜 공방 김연경 디자이너의 인터뷰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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