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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in

[바르셀로나] 밤의 이야기 [바르셀로나] 밤의 이야기 해가 저물고 또 다시 찾아온 밤, 저를 비롯한 이방인 다섯은 테이블 앞으로 가까이 모였습니다. 실내조명은 어두웠고, 알아들을 수 없는 현지어가 허름한 바를 가득 채웠기 때문이죠. 우리는 서로를 알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더욱 집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면 뭘 하고 싶어?" 학원 강사를 하다 스페인으로 휴가 온 룸메이트 언니가 홍보대행사를 그만두고 온 제게 물었습니다. 일 때문에 만났던 사람들이 공교롭게도 스페인과 연관된 사람이 많았고, 자연스레 스페인이 궁금해졌다고, 오기사, 손미나, 이상은에 이어 마지막 인터뷰이였던 오소희 여행작가까지. 제 운명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여기에 오도록 결정된 것 같다고. 왜 여행지로 스페인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 더보기
[바르셀로나] 취해나 보겠어요 [바르셀로나] 취해나 보겠어요 몬주익 언덕을 다녀왔던 셋째날, 디자인 공간 근처에 있던 작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공간 사장 언니가 추천해주었던 맛집이었고, 숙소에 묵고 있던 다른 언니도 강추했던 곳이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맛에 둔감한 저로서는 그저 맛있는 소고기였다는 것 외에는 별다르게 표현할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여행의 목적이 '식도락'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건 지금까지도 유효한 사실입니다. 그래도 소고기는 맛있었고, 소고기보다는 샹그리아가 더 맛있었습니다. 500ml를 시켜두고 끝끝내 다 마시지 못하고 나온 샹그리아가 두고두고 생각났을 만큼. 그래도 저는 이만하면 족하게 취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 해가 지지지 않은 늦은 저녁시간, 저는 취기가 오른 상태.. 더보기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 한없이 느긋해지는 시간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 한없이 느긋해지는 시간 한국으로 돌아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는 "어디가 제일 좋았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마다 꾸물거렸습니다.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울 만큼 각각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추천해달라면 자신있게 '반드시 가야할 곳'으로 저는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montjuic)을 꼽습니다. 눈을 뜨고 있어도 눈을 감고 있어도 눈부시게 파랗던 하늘! 수평선까지 한 눈에 보이는 바르셀로나 시내를 보면서 부산을 떠올리고는 지독하게도 한국인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포인트에서 보더라도 예쁘다는 감탄말고는 달리 할 게 없었습니다. 그늘에 앉아 수다 떠는 스페인(혹은 유럽) 십대들도 어여뻤고, 성곽 앞에 앉아 있는 커플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한없이 게을러지는 늦..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