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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리뷰] 라이프트렌드 2014 '그녀의 작은 사치'

 

 

얼마 전, 폴 메카트니의 내한공연 티켓 발매가 있었다. 예상하다시피 사이트에는 접속자가 폭주했고, 대비했음에도 서버가 다운되는 등 난리였다. 폴 메카트니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대단한 거장이다. 그래서 이러한 열광이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다. 일반인이라면 여기서 생각을 멈춰도 괜찮다. 그러나 마케팅 혹은 경영기획자라면 다르다. 폴 메카트니 공연에 열광하는 현상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분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 김용섭의 <라이프트렌드 2014 그녀의 작은 사치>는 우리의 문화코드부터 일상의 라이프스타일, 의식주의 흐름과 새로운 소비에 대해 다양하게 해석했다.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소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소비의 패턴과 스타일의 흐름을 파악한다면 실패하지 않는 기획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저자는 몇 년 사이, 외국 디저트, 다소 비싼 식료품, 식자재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유명 백화점 식품관이 고급 식재료를 파는 프리미엄급 식품 매장으로 바뀌는 것이 단적인 예다. 이에 저자는 이러한 흐름이 명품까지는 아니어도 작은 사치를 통해 자기 위안을 하는 소비 형태로 변모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프리미엄 향수 입점, 네일 케어의 인기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추세는 그루밍족의 출현 이후 스타일을 중시하는 남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 잡지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남성 패션 잡지가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패션, 스타일, 뷰티, 스포츠, 자동차, 예술, 여행 등 남성의 욕구가 다양한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등한시했던 양말이 패션 아이템으로 부각되거나 스스로 가꾸고 투자하는 3040 혹은 4050세대를 꽃중년으로 일컬으며 이들을 위한 ‘슬림피트’가 유행하는 것이 그렇다.
 

눈에 띄는 점은 경제적 소비 주체로 ‘중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시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20대들의 놀이문화로 여겨졌던 록페스티벌에도 중년 비율이 높아졌다. 그리고 이를 분석한 기획자들은 중년에게 어필하기 위해 그들이 젊은 시절 열광했었던 가수나 밴드를 섭외, 초청하고 있다는 것. 대중음악, 영화, 뮤지컬, 도서 등 문화예술분야에 4050 목소리와 티켓파워가 높아지고 있다.
 

이 책을 꼼꼼히 훑어본다면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진짜 사나이’ 등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 남성상의 변화 같은 프로그램 안에 숨겨진 코드가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