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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지난 너에게 끝까지 보여주지 않은 것, 위로해주지 않는 너에게 그러나 진짜 하고 싶었던 말, 네가 나의 그림자를 봐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더보기
다시 만날 날 새벽 세 시의 퇴근이 끝도없이 이어지던 어느날, 도저히 못참겠다는듯 사무실을 나와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근하던 언니는 곧장 광화문으로 넘어와 나를 심하게 꾸짖으며 돌아가라고 했고. 같이 욕해줄 거란 예상과 달리 언니는 참 냉정해서 나는 사무실로 돌아가는 내내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 시절을 지나고 보니, 그토록 냉정한 말들이 나를 위한 진심 어린 언니의 마음이었다는 것을 안다. 삶과 새벽녘 똘기를 함께 즐기는 벗이고 그 어떤 말들도, 그 어떤 고민도 가감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이며 사람에게 잘 의지하지 않는 내가 심적으로 가장 크게 의지하는 선배이자 늘 닮고 싶은 인생의 롤모델. 책 쓰러 간 언니는 일년이 넘도록 한국으로 오지 않고, 고민의 순간마다 언니의 부재가 너무 크게 다.. 더보기
금강산, 그리고 할머니 곧 스무살, 첫 여름을 맞이할 친척 동생에게 편지를 쓰려고 한다. 10년 먼저 대학 시절을 보낸 선배로서, 나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말고 삶을 잘 설계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다. 본격적으로 쓰지는 않았지만 머릿속으로 대략적인 내용을 구상하다가 나는 10년 전, 그러니까 2004년 나의 스무살 첫 여름을 떠올리게 됐다. 누군가 인생에서 잘한 일을 물으면 나는 망설임 없이 스무살 첫 여름을 '길'에서 보낸 것이라고 답한다. 20박 21일, 430킬로미터 도보완주를 하는 동안 얻은 것은 그 어떤 물질적 가치와도 맞바꿀 수 없을 정도로 내게는 너무도 값진 경험이다. 동생에게 꼭 한 번 길 위에서 보내는 여름을 맞아보라고 해야지. 그러다 문득 그 20일에는 소중한 경험이 또 하나 있었음을 기억해냈다. 지금은 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