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썸네일형 리스트형 "청천동입니다." "평창동입니다." 어렸을 적, 즐겨보던 TV 드라마의 주 배경은 늘 '평창동'이었다. 그러다 어떤 날에는 '평창동'이 '성북동'으로 바뀌곤 했다. '성북동'이 또 다시 'OO동'으로 바뀌었던 적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화를 받자마자 단박에 사는 곳부터 말하는 '무슨무슨동'은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내 키를 두 번이나 더해도 총길이를 재기엔 모자랄 만큼 높은 벽 너머의 세상에서는 사는 곳부터 말하는 일종의 룰이 있는 듯했다. 나는 반짝이는 금테를 두른 수화기를 들어 자신의 지역을 말하는 그 장면이 재밌기도 하고 마음에도 들어, 어쩌다 집으로 전화가 오는 날이면 엄마보다, 아빠보다도 먼저 전화기 앞으로 달려가 "네, 청천동입니다."를 당당하게 외치곤 했다.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우아하면서도 침착하.. 더보기 이전 1 ···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