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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세월호 사태를 보도하는 언론을 지켜보면서 1.지금으로부터 8년 전, 여름의 일이다. 나는 모 신문사 인턴기자가 되어 첫 취재 지시를 받고 택시를 탔다.내가 간 곳은 일원동 삼성의료원. 애석하게도 첫 취재가 고시원 화재로 가족을 잃은 유족 인터뷰였다.택시에 타자마자 사고 관련 기사를 검색했고, 친구에게 전화 걸어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유족에게 건넨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찾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무엇을' 물어보아야 하는지그 어떤 가이드라인도 받지 못한 채 도착했다.하지만, 가이드라인 없이도 멘트를 딸 줄 알 때 비로소 진정 기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라는 욕망과 욕심에 사로잡혀나는 떨리는 마음을 제대로 추스르지도 못한 채 장례식장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 더보기
부디 카페 사장님의 응원,소박하지만 따뜻함이 묻어있는 골목길,여유롭고 고즈넉한 분위기,그리고 책 냄새 다시 이곳을 찾을 때는불안하고 초조했던 지금을 회상하면서 "아, 그때는 내가 참 그랬었지."라고 웃으면서 넘길 수 있었으면 한다. 이 길로 접어들기 위해그렇게 많은 길을 헤맸던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길목에 들어서자마자나는 이 낯설고도 익숙한 분위기에 푹 빠져 자꾸만 취해있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옥상에서 내려다보았던 아래는조용하고 느리고 평온했다. 하루종일 불안하고 걱정되고 긴장했던 감정을 잠재울 만큼, 부디다시 이곳으로 올 수 있기를. 부디,다시 한 번 마음 속으로, 입으로 되뇌어 본다. 더보기
청춘, 그 찬란한 기록 몹시도 추웠던 2월 중순나는 날씨보다도 더 추웠던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맥긴리 사진전을 보러 다녀왔다. 먼저 보고 말겠다는 그를 달래 꼭, 반드시, 같이 보자고 신신당부한 것도, 먼저 약속을 한 것도 분명 나였다.그런데도 나는 끝끝내- 혼자 보고야 말았다. - 그날은 평일 낮 시간이었는데도 사람이 많았다.대림미술관에 사람이 많을 거라는 것은 역에 내리면서부터 알 수 있었다.찾아가는 길을 묻지 않고도 앞에 가는 사람만 따라가면 누구나 미술관을 찾을 수 있을 만큼3번 출구를 나와 스타벅스 골목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열이면 열 모두 맥긴리 전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었다. 평일 낮에도 사람은 참 많았다. 입구에 다다를 무렵나는 스물 남짓 되었을 법한 여자 넷 무리를 보게 됐다. 분명 미술관을 .. 더보기